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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‘러빙데이’…“미국서 남편·아빠 역할 할 수 있을까”

오는 12일은 러빙데이다. 하루 앞선 11일 김대일(30) 영화감독이 같은 이름의 단편 영화를 들고 애틀랜타를 찾는다.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올해 로스앤젤레스 아시안퍼시픽영화제(LAAPFF) 관객상 수상작인 ‘러빙데이'(Loving Day)다.   밀드레드·리처드 러빙 부부의 이름을 딴 이 날은 1967년 인종간 결혼 금지법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‘러빙 대 버지니아’ 판결을 기리는 날이다. 1600년대 각 주에서 성행했던 인종간 결혼금지법은 2000년 앨라배마주가 마지막으로 이를 폐지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.   그로부터 58년이 흘렀다. 국민 관심에서 멀어지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법은 인간 기본권과 연관이 있다 해도 뒤집힌다. 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 ‘러빙데이’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. 러빙 대 버지니아 판결이 뒤집한다면? 나는 어떻게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.   지난 2일 화상인터뷰로 만난 김 감독은 “2017년 결혼 후 이국에서 남편과 아빠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자문하며 느껴온 불안을 솔직히 담은 영화”라며 “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”고 전했다. 그는 영화 공부를 위해 18살에 뉴욕주 버팔로로 이주해 아내 멜라니 수딘씨와 제작사 자일로그래프 필름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. 현재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(USC) 영화학교 졸업 후 LA에 거주 중이다.   그의 작품은 디아스포라로서 받은 문화적 충격을 독특하게 비튼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. 김 감독은 “미국에서 권총을 처음 봤다. 그 작은 기계가 강한 살상 위력을 가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”며 “당시의 충격이 첫 영화를 만드는 실마리가 됐다”고 설명했다. 그의 첫 장편영화 ‘화이트 데미스'(2020)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총알에 대한 이야기다.   1세대 이민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서사를 이끄는 중심축이다. 이안 오 배우가 맡은 주인공 최한수는 영어가 서툰 한국어 화자다. 김 감독은 “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불법화돼 일생일대 위기를 맞은 인물이지만, 동시에 영어로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200% 전달할 수 없는 언어 장벽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”고 했다. 배우의 눈빛이 언어 공백을 대신 채우길 바랐다.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를 한순간에 뒤엎을 때, 한 가정에 어떤 재앙이 닥칠 수 있는지 관객이 공감하길 바랐다.   이달 온라인 상영회가 성사된 것은 조지아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이 최근 한흑 가정과의 접촉을 넓히면서다. 진 리 대표는 “한흑 결합부부와 자녀들을 돕는 사업 중에 이 영화를 추천받았다.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인종간 결혼을 금지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지만, 이 주제를 한인 감독이 다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”고 배경을 밝혔다.   다인종 가족 구성원은 단일 소수인종 가정보다 정체성 혼란을 크게 겪는다. 아시아계에서도, 흑인 커뮤니티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소외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. 진 리 대표는 “영화 상영 후 감독 부부와의 토론을 통해 다인종 정체성과 가족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”이라고 기대를 전했다.   ▶상영회 예약=http://goaapi.com/lovingday (할인코드: KNEWS) 장채원 기자 [email protected]한인감독 합법화 장편영화 화이트 영화학교 졸업 결혼 금지법

2025-06-0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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